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여름에도,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식사를 할 때면 항상 당신을 생각합니다. 또 한번 더 사계절을 보냈지만 여전히 어린 나는 이제는 왜 당신이 식사를 했냐고 매번 묻는 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문득 나는 당신에게 식사는 했냐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웠습니다.
끼니를 매번 챙길 수 있다는 것은 당신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당신은 무슨 이유가 있어서 혹은 무엇을 바라고 제게 잘해준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본질은 무언가를 받는 것이 아닌, 마음을 주는 것에 있다는 걸 알기에 당신은 진정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따스함을 닮은 당신에게 받은 다정함만큼이나 나 또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겠노라 다짐했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다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당신을 따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모두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내가 준 사랑만큼 보답받지 못했을 때엔 서운한 감정이 들었지만 이내 당신을 생각합니다. 그저 사랑을 베푸는 것을 사랑하는 당신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당신에게 돌아가게 된다면 당신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넓은 세상에서 당신과 같은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의 곁에서 여정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그런 사람들과의 여정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더욱 베풀면 당신이 제게 준 사랑의 가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부르다는 만류에도 비싼 고기를 사서 대접하던, 괜찮다던 만류에도 먼 길이 힘들지 않을까 데려다 주던 당신의 사랑을 말입니다.
시대생팀에 합류하다
올해 3월 쯤에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앱을 만드는 시대생팀에 백엔드 개발자 포지션으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평소에 개발과 관련된 활동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대생 팀에 합류하는 것을 계기로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시대생에서 다양한 팀원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다들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랑할 줄 아는 멋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은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세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서울시립대학교 사람을 연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연결하는 시대팅
5월쯤 코로나로 인해 잃어버린 2년이 지나고, 학교의 축제가 다시 시작됐을 때, 한 선배 한분께서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다. 네가 도와줄 수 있겠니?" 나는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만큼 내가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에서 개발을 좋아하는 개발자가 되는 첫 프로젝트였습니다. 매일 새벽까지 홀로 남아 코드를 읽으며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런 고생에 보답하듯 성공적으로 끝난 프로젝트로 인해 더욱 개발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고생이 많았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쳤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한 번 더 열게 되었는데, 그 프로젝트 또한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들 입에서 이야기 나올 정도로 많은 인기가 있었고, 개발을 좋아하던 내가 '기술을 통해서 사랑을 베풀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성격을 통해서 더 많음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소중한 사람들과 제주도 여행
어렸을 때부터 제 세상은 남들과는 조금 작았습니다. 중학생 시절에 제 세상은 거의 집과 학교였습니다. 게임만 즐겨 하던 내 중학교 시절에는 남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며 점점 넓어지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남들과는 작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스무살이 되던 해에는 코로나를 포함하여 다양한 이유가 있긴 했지만 거의 대부분을 피시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던 유년시절부터 이어진 당연한 습관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쉬운 스무살을 보내고, 올해는 우연한 기회로 여름에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잊지 못할 감정을 많이 느꼈습니다. 빼곡한 스케줄로 인해 지친 심신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미술관을 관람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비행기를 타며, 다 적을 수는 없지만 굉장히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탄 택시 기사와의 사소한 잡담마저 기억에 남았는데,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경험을 위해 세상 곳곳을 여행하리라 다짐하였습니다.
부산에서 개최된 해커톤
2022년 여름에 부산에서 열린 정션 아시아 해커톤에 참여하기 위해 이번엔 KTX를 타고 부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여행 목적이 아닌 해커톤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즐기지는 못했지만 처음으로 부산을 가게 됐습니다.
해커톤의 열기는 굉장했습니다. 이곳에 모인 모두 잠도 거의 자지 못하고, 음식도 편히 먹지 못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창조' 를 목적으로 쉬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열정에 압도되며 한 번 더 개발자라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있는 모두는 돈도 잠도 음식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이 해커톤에서는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나중에는 꼭 좀 더 성장하여 더욱 훌륭한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주도 여행과 부산 해커톤을 통해 좀 더 넓은 세상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집 학교 피시방 뿐이던 중학교 시절을 후회하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깨달아 다행이라도 느끼기도 하고 있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좀 더 내 세상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훌륭한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모임 GDSC
굉장히 무더웠던 걸로 기억하는 9월 쯔음에 저는 Google Developer Student Club의 약자인 GDSC에 합류하여 GDSC UOS의 백엔드 팀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주로 하는 활동은 데일리 스크럼과 스프린트 리뷰입니다. 매일 밤 10시에 모여 다같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간략하게 설명하는 활동을 주로 합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매일 밤 모여 어떤 활동을 했는 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등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곁에서 저 또한 강렬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멋진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26회 전전컴인의 밤
대학교에 입학하고나서 제일 먼저 합류한 조직인 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의 학생회의 마지막 행사인 전전컴인의 밤입니다. 2년을 채워 학생회의 기획부장으로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임기를 내려놓게 됐습니다.
과 학생회에서도 굉장히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났습니다. 타인에게 한 없이 친절하고 남을 헐뜯지 않는 다정한 사람과 나와 관심사가 많이 겹쳐 나의 요청에 응하던 사람, 순수한 마음으로 타인을 돕는 사람 그리고 근면하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제 롤모델이 된 사람, 다 적지는 못하지만 정말 멋진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굉장히 힘들고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할 수 있었던 까닮은 아무래도 내가 받은 사랑만큼 다른 이들에게 베풀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배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에게 베풀고 싶었고 선후배 관계가 아닌 가족과 같은 존재로서 훌륭한 이들의 곁에 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 1회 시대생의 밤
과 학생회 활동을 통해서 연말에 송년회를 기획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시대생 내부적으로 송년회를 기획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주저없이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학생회의 기획부장으로서 대형과의 행사를 기획해본 경험이 있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기획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의 연결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모여, 돈 한푼 받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시대생의 모두에게 큰 행사를 준비해주고 싶었습니다. 행사를 기획하는 팀원끼리 모여 매주 회의를 거치며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일정이 겹쳐 심신이 많이 지쳤지만 이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생각보다 다들 너무 즐거워 해주었고, 그들에게 큰 사랑을 줄 수 있어서 고마운 기회였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핸드폰에 담다
API 개발, DB 설계 및 마이그레이션 등 약 1년 가량의 꾸준한 공부 덕분에 이러한 서비스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실력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이 때 함께 개발하는 새로 들어오신 분에게도 개발에 대해서 내용을 어느정도 알려줄 수 있는 수준으로 많이 성장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 동안 내가 정말 많이 노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제는 진짜 내 기술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해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마치며
매년 똑같이 이렇게 말하겠지만 2022년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노력하여 내가 원하는 일들을 많이 이루었고, 원하는 성장을 이뤘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도 많이 고민하여 스스로 정답을 내놓을 수 있게 된 해이기도 합니다.
사랑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당신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 이유, 나도 다른 이들과 같이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 싶은 이유 등 셀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만 이는 분명 따스함을 닮은 당신을 닮아서가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2022년은 기획자로서 그리고 개발자로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전했습니다. 어느 형태로든 완벽하진 않지만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다 줄 수 있었습니다. 기뻐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2023년 한 해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주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곁에 있는 멋진 사람들의 여정에 함께하려고 합니다.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인 당신에게 한 없이 감사하며, 당신의 따스함을 이어 세상에 사랑을 베풀고 싶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아직은 미비하나 좀 더 성장하여 세상을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당신이 부끄럽지 않게.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하반기 -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1) | 2025.01.15 |
---|---|
2024년 상반기 - 의연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2) | 2024.07.23 |
2023년 하반기 - 가장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2) | 2024.01.04 |
2023년 상반기 - 자신의 운명을 사랑해야만 한다 (1) | 2023.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