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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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낮은 길어지고, 날씨가 꽤 더워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밤공기는 상쾌하여 자주 밤산책을 즐기곤 합니다. 강가를 따라 풀벌레 소리를 들으면 꼭 학창 시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독서실에서 혼자만의 고민에 갇혀 1평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서 헛돌고 있을 때, 잠깐 바람을 쐬고 오자고 날 부르는 친구들의 손짓, 저마다의 고민을 내려놓는 친구들, 시내의 불빛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선명해지는 하늘을 수놓는 별들 그리고 풀벌레 소리. 그렇게 시답잖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버텼던 기억이 나곤 합니다. 시간은 그렇게 흘렀습니다. 고등학생의 시절은 막이 내리고 법령에 따라 나이를 채워 어른이 되었습니다.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는 듯 합니다. 여전히 어른의 실마리는 아직도 찾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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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알고 있습니다. 암흑물질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천문학자들이 정의한 우주에 존재하는 수수께끼의 물질입니다. 암흑물질의 대표적인 특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현존하는 어떠한 장비로도 관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천문학자들은 암흑물질을 존재를 알 수 있었던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암흑물질은 중력 렌즈를 통해 관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오로지 중력에 의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관측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알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중력에 의한 서로의 끌어당김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지 않습니까? 베일에 싸인 천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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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고소한 향기가 나는,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향을 저는 좋아합니다. 거처의 가까이에 최근에 알게 된 분위기가 좋은 커피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의 직원들은 친절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러 오거나 각자 쌓인 일을 처리하기 위해 그곳에 오는 것 같습니다. 조명은 따스함을 품은 노란색이었고, 무심하게 놓인 화분과 같은 이름표를 가진 물건들이 자연스러운 듯 또는 부자연스러운 듯 놓여 있는 커피 가게입니다. 최근엔 일이 많아져 그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됐습니다.  그 커피 가게에 자주 드나들게 되면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쌓인 일을 처리하고, 건강과 안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오래된 벗의 휴가 소식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 함께 식사를 하곤 합니다. 이러한 일상이 반복되면서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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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여름에도,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식사를 할 때면 항상 당신을 생각합니다. 또 한번 더 사계절을 보냈지만 여전히 어린 나는 이제는 왜 당신이 식사를 했냐고 매번 묻는 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문득 나는 당신에게 식사는 했냐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웠습니다. 끼니를 매번 챙길 수 있다는 것은 당신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당신은 무슨 이유가 있어서 혹은 무엇을 바라고 제게 잘해준 것이 아닙니다. 사랑의 본질은 무언가를 받는 것이 아닌, 마음을 주는 것에 있다는 걸 알기에 당신은 진정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따스함을 닮은 당신에게 받은 다정함만큼이나 나 또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겠노라 다짐했습니다. 한 해를 보내며 다양..
mars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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